정물화 구두 - 18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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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구두 - 1888년
장르 정물화
작품사이즈
작가이름 빈센트 반 고흐
연락처 010-7569-7338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던 고흐는 1886년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낡은 구두 한 켤레를 구입하여 그리게 된다. 이후에도 고흐는 몇 점의 낡은 구두를 더 구입하여 구두를 그렸다. 이렇게 그려진 고흐의 구두는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구두가 된다. 

고흐가 그린 ‘구두’가 주는 느낌과 분위기를 통해 우리는 그림 저편에 있는 구두 주인의 삶을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구두는 '정물화'라기보다는 '초상화' 같은 느낌을 준다. 얼굴을 모델로 누군가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모델로 누군가의 삶을 그리는 듯한 느낌. 바로 그 친밀함과 신비로움 때문에 고흐의 구두는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자아낸다. 그 '주인의 부재' 때문에 오히려 이 구두들은 신비로운 매력을 뿜어내는 것이다. 

구두, 해바라기, 아이리스, 그리고 의자. 모두 고흐가 즐겨 그렸던 사물들이다. 고흐는 정물화를 그릴 때조차도 마치 그 사물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그렸다. 정물(靜物· still life)이라는 정의가 무색할 정도로. 고흐가 그린 사물들은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색조와 실루엣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고흐는 9점의 구두 그림을 연작으로 그렸다. 이 그림들은 수많은 평론가들과 철학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똑같은 그림을 보고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작품들은 매번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예술작품의 근원(Der Ursprung des Kunstwerks ·1952)'이라는 글에서 고흐의 구두 그림이야말로 예술의 본질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보았다. 닳고 닳아 발가락이 삐져나올 것만 같은 신발의 안쪽, 그 어두운 틈새 안에 농부의 힘겨운 발걸음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신발의 묵직한 무게감 속에는, 거친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일직선으로 뻗은 밭고랑 사이를 묵묵히 걸어가는 농부의 끈질긴 걸음걸이가 담겨 있다고도 했다. 

그림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가 하는 문제는 오로지 감상자의 몫이다. 작가가 무언가를 의도한다고 해도 감상자에 따라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다른 것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고흐는 ‘구두’ 그림을 통해 노동의 신선함과 자연의 감사하는 정신을 담았음은 분명하다. ‘구두‘ 작품은 그것이 누구의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서 고흐가 무엇을 담으려 했는가 이것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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