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회화 파적도 (破寂圖) -조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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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파적도 (破寂圖) -조선 후기
장르 풍속화
작품사이즈
작가이름 김득신
연락처 010-7569-7338



어느 봄날 조용하고 한적한 농가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농가의 앞마당에서 병아리를 물고 도망치는 고양이 때문에 생긴 한순간의 소동이다. 그래서 이 그림의 제목도 파적도(破寂圖), 즉 '조용함이 사라진 그림'이란 이름을 붙였다.


주인 부부와 어미닭의 다급한 몸짓과 혼비백산한 병아리들, 그리고 나동그라진 자리들과 방건(方巾)의 소도구들이 자아내는 긴박한 정황의 묘출도 훌륭하지만, 오른편 상단의 주인마님에서 왼편 하단의 넘어진 병아리 쪽으로 그 크기를 줄여서 이어지는 대각선상에 황망히 움직이는 동세를 실어 극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 구성 또한 뛰어나다.


특히, 화면의 왼쪽 방향으로 도망하는 고양이를 향하여 시선을 쏠리게 하고, 쫓기는 고양이의 시선을 따라 주인 부부의 모습을 교차시켜 양쪽의 갈등 어린 심리를 제치 있게 대비시켜 긴장감을 유발하게 한 화의는 매우 절묘하다. 그림 속에 나오는 담뱃대 휘두르는 사람은 몰락 양반이다. 이 사람이 양반인 것은 쓰고 있는 탕건이 양반이 쓰는 탕건이고, 몰락 양반들이 벌어먹고자 하던 일인 돗자리 짜는데 쓰이는 장비인 고드레(또는 고드레틀)가 마당에 떨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그림, 파적도는 투시나 비례 기법이 사용되지 않던 시기의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한순간의 긴박함과 역동적인 모습이 잘 표현된 그림으로 그림의 구성의 묘 뿐만 아니라 해학적 분위기의 창출, 진솔하면서 정감 어린 표현 등은 김득신의 풍속화에서만 볼 수 있는 독자적인 경지를 엿볼 수 있다. .


김득신(金得臣, 1754(영조 30년)~1822년(순조 22년)은 도화서 출신으로 김홍도, 신윤복과 함께 조선 3대 풍속화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선배 화가 김홍도(金弘道)의 영향을 토대로 독자적인 경지를 이룩하였던 김득신은 김홍도 못지않은 역량을 발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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